낙동정맥13차(석개재-답운치)

낙동정맥13구간(석개재-답운치)

 

 

무명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2009. 9.28.

위치 경북 울진군, 강원도 봉화군, 삼척시

깃털 단독

코스 석개재-용인등봉-진조산-답운치

거리및소요시간 도상거리 24km, 실거리 26km 9시간30분(알바포함)

  

낙동정맥 전구간을 하였지만 이 구간은 지난번 천의봉에서 석개재까지 할 때 다음날 하려고 계획을 하였으나 여름철 도상거리 약33km 먼 거리를 산행하다 보니 사타구니가 헐어 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었던 구간이다. 이제 날씨도 선선하고 춥고 해가 짧기 전에 하여야 하기에 땜빵을 하기로 한다.

  

부산역에서 강릉행 22:10발 무궁화호 열차 좌석에 앉으니 옆에 20대 초반 남자 상주 거주 부모님 급한 호출이라는 것이다. 손에 들고 있는 등산계획서를 보고 “좋은 취미를 가졌습니다.” 한다. “예 뭘 없는 시간 쪼개고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지요” 하였더니 “저는 등산을 좋아하지만 몸이 약해서 못하고 있어요” 하여 “몸이 건장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뇌막염을 앓아 죽다가 살아났지요. 몸조심하십시오. 저는 상주에 대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이야기 하던 사이에 왜관을 지나고 있어 빈자리를 찾아 다리를 펴고 잠을 청한다.

  

첩첩산중 밤낮 장거리 홀로 산행을 하려면 눈을 좀 붙여 두어야 하였다. 졸다가 깨고를 반복하던중 상주에 젊은 친구가 내리고 알람을 맞추고 마음을 놓고 졸음을 청한다. 04시 알람에 정신을 차리고 내릴 준비를 하고 있으니 “석포역에 내리실 고객은 잃어버린 물건이 없는지 살펴시고 안전하게 하차하여 안녕히가십시오” 맨트를 듣고 작고 적막이 감도는 석포역에 홀로 내리니 열차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작은 역사에 들어서니 역무원 한사람이 나타나 화장실을 여쭈어보니 돌아가서 불을 켜어준다. 석포 개인택시 이학형(011-538-6272)씨에게 도착하였다고 하였더니 조금만 기다리하고하여 등산 준비를 하고 있으니 왔다. 어둠이 깔려 있는 시골 작은 석포면소재지를 지나 석개재로 향하는데 “공장에서 연기가 많이 오르고 있네요 하였더니 연기가 아니고 수증기인데 아연제련공장이다”고 한다.

 

석포는 아연공장 때문에 석포면소재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개재에 오르는 도로옆에 고랭지채소밭 집이 두채 있고 조금더 올라 20여분에 걸쳐 석개재에 도착하여 하늘에 별도 하나 없는 어둠속에 홀로 남겨 두고 사라진다. 랜턴을 밝히고 등산로 우측 임도를 따라 20여분 가다가 등로와 임도가 5m정도 가까워질때 등로로 들어가면 된다는데 임도를 가면 마음을 놓기 싶고 또한 뱀들도 임도주변에서 많이 볼수가 있고 등산로르 가는 것이 정도라고 판단하여 등산로를 오른다.(05:00)

 

조금 후 산죽길이 나타나 스틱으로 산죽을 헤치고 렌턴을 비추며 조심스레 가면서 “한국의산하 무원마을님이 이길을 가면서 갑자기 후따닥 하는 소리에 놀라 보니 멧돼지가 도망을 가는 소리였다는” 생각이 난다. 1시간쯤 갔을 때 어디에선가 무슨 소리인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사라진다.

 

오직 불빛 하나와 스틱하나로 의지하면 가는데 긴장이 많이 된 것 같구나하면서 귀를 의심하며 간다. 긴 산죽길이 끝나고 능선을 올라 989봉을 내러서 가니 또 산죽길이다. 산죽길을 반복하다 오르막을 만히 올라 상당한 고도를 느낄쯤 조난자위치추적표시판이 나무에 걸려있다.(05:50) 어둠이 서서히 걷혀 오는 것을 느끼며 좌측으로 내렸다가 다시오르기를 반복하던 사이에 뽀족한 능선에 오르니 용인등봉(1124m) 패말이 나누에 걸려있다. 패말 옆에 깃털 시거널을 하나 걸고 아침을 먹는다.(06:26)

 

바람이 차가워 옷을 하나 걸치고 주변을 보니 단풍이 물들기를 시작한 것 같다. 금년 단풍은 때깔이 곱지 않을 것 같다. 끝이 말아 들어가는 현상이 보인다. 금년에 비교적 가뭄에다 기 여름 탓인가. 좋은 단풍을 기대해 본다. 하늘에 구름이 드리워 찬란한 태양을 맞이하려고 하던 꿈은 사라진다.

 

오늘은 햇볕도 나지 않고 바람이 선선하여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로 시간당 3km가는 것은 무난할 것 같다. 불빛에 나타나는 시거널을 주위깊게 보면서 안동산악회 문지골6폭포 패말이 걸려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간다.(07:10) 랜턴을 꺼도 될 것 같았지만 발 아래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켜고 간다.

 

997.7봉(삼각점 장성455 재설2004)을 내러서 골짜기가 완전 밝아서야 렌턴을 커고 스틱으로 산죽이나 잡목을 헤치고 내러서니 삿갓재 임도다.(07:48) 비포장 임도로 차량출입을 금한다고 출입통재판이 세워져 있고 강원도와 경상북도 경계로 이제 경북으로 들어가게 된다. 삿갓봉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없고 우측 임도를 1km정도 따라가다 좌측 안부쪽으로 시거널이 붙어있어 들어가니 산죽길이 시작된다.

 

 무명봉을 내러서 다시 임도를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임도를 가파르게 내러서는 곳에서 좌측 등산로에 들어가 다시 임도를 내러서 임도따라 우측으로 올라간다. 200m가량을 올라가니 소광 석포 전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울진군에서 세운 국유임도 표지석 방향 소광리로 내러가다가 구간 포장이 끝날즈음 우측 등산로에 들어든다.

 

등산로 잡목에는 가을빛이 역역하고 제법 가을다운 운치를 보인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10여분 내러서니 임도다. 임도를 가로질러 올라서니 보도블록이 몇장있는 무명봉을 지나 갈림길에서 직진 능선길에 정맥대간산악회를 자처하는 모산악회 리본이 하나 나무에 걸려있고 우측은 많은 시거널이 있어 무명봉을 우회하는 곳으로 보고 갔더니 헬기장이 있고 헬지장을 내러서 안부에서 길이 희미하고 산짐승들이 누어 잠을 잔 흔적들이 있고 길은 점점 희미해져 우회길이 아닌 것을 깨달고 정맥길로 되돌아 나와 귀중한 25분을 소비하고 보니 시거널을 잘못 붙였으면 회수를 해야지 원망해서야 무엇하겠냐!  준비를 못한 내 탓인데..

 

등로에는 오래전에 불이 났는지 큰 나무들이 탄 흔적들이 간간히 보인다. 폐헬기장을 지나고 능선을 내러선다. 조림지역을 지나 전망이 좋은 능선에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조망을 구경하면서 건너에서 인기척을 느낀다.(11:58) 능선을 내러 다시 올라 헬기장에 이르니 군산 1대간9정맥종주팀 30명을 만난다. 캄캄한 05:20경 멀리서 들러오는 소근거린 주인공들이다.(12:05) 새벽3시에 석개재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2시간 먼저 출발하였는데 반갑게 한국의산하 깃털이라고 인사를 하고 20여분 같이 가다가 차 시간이 급해서 먼저 가겠다고 하고 앞으로 나간다. 그러니까 2시간 먼저 산행을 시작한 팀을 7시간 후에 추월을 하게된 것이다. 혼자서 산죽이 뒤 덮은 야간 산행을 빨리가는 것보다 안전산행을 하였야 하였고 주위를 많이 기울였기 때문에 다소 늦은 탓이다.

 

폐헬기장을 올라 내러서 잣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란 곳을 지나 한나무재 임도에 내러선다. 30여분을 올라 진조산 정상 갈림길에 정상을 갔다가 바로 길따라 내러가면 우회길과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다가 시거널이 보이지 않아 경험을 봐서 쌍봉이 있는 정상으로 되돌아 나와 등산로에 내러선다.13:06)

 

 

내리막을 24분 정도 내러서니 굴전고개 임도를 건너 올라서니 잘생긴 큰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도열해 있듯하고 이어서 잡목지대 등로를 빠져나오니 쭉쭉뻗은 조림지역이 나타나고 얼마후 철탑을 지나니 저 멀리 답운치 아래 길이 보인다.

 

능선에서 소천개인택시 김진학(011-501-7676)씨에게 전화를 하여 답운치에서 현동역으로 가서 15:25 강릉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하였더니 30분정도 기다려라고 하여 내러가면 맞아 떨어질 것 같아 헬지장을 지나 산죽길을 헤쳐 답운치에 내러선다.(14:30) 오늘 산행은 처음과 중간 끝 모두 산죽과 함께한 산행이 된 것 같다.

 

요금 2만원을 지불하고 15:00 현동역에 내려 기차표(20,600원)를 구입하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씻고 의관을 갖추고 5시간20분 소요 20:55분 부산에 도착하는 기차에 올라 황금빛들녁과 아름다운 우리산하를 바라보면 열차여행 사색에 잠긴다.

  

                   살아숨시는 강원도 땅!   

                     석개재 홀로 남겨두고 사라지는 택시 불빛   

  

                 여명이 밝아오는 용인등봉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삿갓재 

                                        임도 삼거리  

  

                     군산1대간9정맥종주대  

 

한나무재

 

 

                    진조산 정상 

  

                  굴전고개    

                            답운치    

                   현동역 

 오늘 산행을 하면서 느낀점

-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처음 상황파악과 기준만 잘 잡으면 일이 일관성있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 몸과 마음이 느슨하면 쳐지기 마련이다. 걸음에 긴장을 놓으면 쳐지고 싶기 때문이다.

- 계획을 수립할 때 철저하게 할수록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익이 있는 것이다.

-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