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낙남정맥 영신봉-길마재 14차

깃틸 2008. 11. 13. 16:15

 

낙남정맥 영신봉-길마재 14차

 

 

2008.11.11-12(2일간)

위치 경남 하동군 청암면, 시천면

코스 거림-세석대피소-영신봉-삼신봉-외삼신봉-고운동재-길마재

거리및소요시간 정맥도상거리 18km, 실거리(접금로등포함)39km, 13시간20분(첫째날7시간 둘째날 6시간20분)

깃털 단독

 

▷첫째 날

10:35 거림버스정류소, 10:40 매표소, 11:28 천팔교, 11:33 북해도교, 12:14 전망대, 12:18 세석교, 13:31 의신마을 이정표

12:38 세석샘터(폐쇄), 12:39 세석대피소, 12:42 세석자연관찰로 표지주, 12:50 영신봉 구조목, 12:52 영신봉, 13:08 제단

13:22 대피소 우회로와 합류점, 13:27 제단, 13:28 음양수, 13:31 집터로 추정되는 돌절구통이 있음, 15:42 추모비

15:44 삼신봉, 16:19 외삼신봉, 17:15 샘터, 17:35 청학동매표소

  ▷둘째 날

08:30 청학동매표소, 09:00 정골, 10:14 외삼신봉, 11:44 묵계재 헬기장, 12:12 산죽지대 끝나고 넓은 묘지, 12:37 고운동재

13:53 부명봉 삼각점(곤양403), 14:03 마지막 무명봉, 14:18 길마재, 14:50 장고버스대기소

 

지리산에 단풍이 절정일 때 낙남정맥 마지막 구간을 할 계획이었는데 삶이 어디 마음데로 되는 것이 있던가! 어럽게 계획을 잡고 보면 비가오고, 다시 날짜를 잡아 달력에 표시를 해두었는데 집에 급한 일이 생겨 또 못 간다. 마음속에 담고 있던 영신봉 길마재 구간 도상거리 18km를 집에 앉아서 마음으로 몇 번을 왔다갔다하며 차편과 숙식 등 문제를 고민해봐야 결론이 나지 않는다.

 

11.9(일) 시사(묘사)와 종주를 위해 11.9-12(4일간) 휴가를 받아 시사를 지내고 돌아온 후 11일 부산발 진주행 첫차 05:40을 타면 진주(1시간30분소요)발 거림행 첫차 06:20을 갈아 탈수 없어 09:05차를 타기로 하고 06시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사상터미널에 도착하니 여명이 밝아온다. 지도를 챙겨 넣는다고 넣었는데 혹시나 싶어 베냥에 찾아보았지만 없어 집 출입문 입구에 놓아 둔 생각이 나서 단단히 챙기지 못한 것에 자책을 하며 집으로 가지려 갈 수도 없어, 들머리 날머리 모두 갔던 곳이고 능선이 아련히 머리에 떠 올라 무슨일이야 있겠느냐며 버스에 오른다.

 

                       낙남정맥 길(우측 뒤 촛대봉 옆 영신봉에서 길마재 전 마지막 삼각점에서 본 조망)

 

07발 진주행 버스로 터미널에 도착 20여분 신문을 보던 중 09:05분 중산리 내대 경유 거림행 버스가 들어온다. 거림버스정류장에서 가벼운 체조와 등산준비를 완료하고 10:30분 거림계곡을 향하니 즐비한 민박촌은 밤사이 산꾼들이 머물다 간 흔적만 보일 뿐 조용하다.

공비토벌루트 개념도를 지나 작은도장골 작은 계곡을 지나 국립공원 거림매표소(문이 잠겨 있음)좌측으로 계곡물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떨어지는 낙옆을 밟으며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데 쿵쿵 쇠소리가 나서 가까이 가니 국립공원 직원들이 폐전선주 해체하여 옮기는 작업을 하고있었다.

 

 

                         거림골 들머리 

                          거림 들머리 흰돌골 

 

11.15일부터 국립공원 등산로가 일부 통제되므로 오늘 정맥을 마친다는 마음으로 거림골을오른다. 전망대 조망안내도가 있는 곳에 이르니 산객 한분이 “그렇게 급히 가는냐 쉬어 가라”고 한다. 전망대에 잠시 물을 먹으며 “한국의산하 깃털”이라고 소개를 하였더니 자기는 서울에서 지리산 일출을 보려 왔는데 구름이 끼여 07:30분이 넘어서 봤다며 어느 산객이 거림에서 세석대피소까지 2시간 소요하여 왔다고 하던데 가능하냐고 물어와 사람이 하는 짓인데 못 갈 것이 있겠느냐 반문을 하자 “날라다니는 구냐” 하여 저도 2시간 목표로 간다고 했다. 

  

  

                      옛 세석 샘터

 

서로 안전한 산행을 빌고 헤어져 의신마을 가는 이정표를 지나 세석평정 속으로 들어간다. 우측 샘터에 약수를 하고 세석샘터에 가니 "식수를 폐쇄하였으니 아래 샘터 식수를 이용하라"는 표시가 있고 땅에 얼음이 얼어 있어 올해 처음 얼음을 본다. 

 

영하로 기온이 내려갔다면 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한가지 장애물을 제거하였다는 가벼운 발 걸음으로 대피소 좌측을 돌아 관찰로 좌측으로 올라 공터를 지나 시원하게 뻗어내린 거림골 조망을 즐기며 영신봉 구조목에 선다. 곰출현이라고 프랑카드가 붙어있는 50여미터 영신봉 정상 북동쪽으로 천왕봉 북쪽 함양 창암산 삼봉산 서쪽 남원 만복대와 노고단 성삼재 그리고 남서쪽으로 구례 화엄사 방향 조망이 거침없다.

 

                        세석 대피소

 

                         영신봉에서 본 천왕봉  

                    영신봉에서 본 백무동계곡과 창암산 능선 

 

                     영신봉에서 본 반야봉과 만복대 

 

남쪽 하동방향 악양면과 청암면방향 청학동으로 낙남정맥을 내러가다 영신대 제단에 먹거리를 놓고 지리산 산신령님에게 안전 산행을 빌고 대구마루금 시거널을 따라 음양수에 이른다. 음양수는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 적어 먹지는 못할 것 같다. 3분 정도 내러 옛 움막이나 암자터로 추정되는 절구돌을 지나 좌측 거림골, 우측 대성골의 맑고 청아한 기운을 받으며 수시로 나타나는 전망대 조망을 즐기며 대성골 의신마을 구조목을 지나 10여분 후 석문에 이른다.

  

                      영신대 위에서 본 대성골   

                       영신대 암릉 넘어 반야봉

 

                     제단에 초촐하게 놓고 절을 올리고..

 

                             영신대 바위 사이로 대성골

                              ▽ 음양수

 

                        △ 전망대에서 본 삼도봉-반야봉-노고단-만복대 능선 

                       ▽1321봉에서 올려다 본 영신봉과 촛대봉..아래 당겨본 세석대피소 

 

                      1321봉에서 내러다 본 대성골

 

제석봉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석문은 “통천문”이라 하지만 이 곳은 더 웅장한 것 같은데 아래 있다고 해서 그냥 석문인가! 1321봉을 지나고 1237봉 안테나와 헬기장을 지나 한벗샘 옆을 통과한다. 우측 단천골 좌측 갓거리골 능선을 보면서 1278봉에 올라 가시거리가 좋아 지리산 골에서 올라오는 기운을 마음껏 마시고 조망하면서 지리의 품에 빠져든다.

  

                                     석문

                       지나온 정맥능선 

                        단천골

  

우측 내삼신봉, 가운데 삼신봉, 좌측으로 외삼신봉을 바라보며 전에 산불이 있었는지 많은 고사목 지대와 추모비를 지나 삼심봉 암봉에 올라선다. 지리산 주능 노고단에서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돌아보며 우측 내삼신봉에서 관음봉 거사봉 시루봉 능선과 쌍계사로 가는 능선이 갈라지고 그리고 좌측으로 낙남정맥 능선이 뻗어내린다.

 

                           삼신봉에서 본 단천골

 

삼신봉을 내러 쌍계사와 청학동 이정표 구조목에서 청학동 방향으로 10여분 내려서 청학동 하산 이정표가 있는 안부 청학동 하산 구조목에서 정맥길은 나무로 막혀 있어 조심스레 넘어 간다. 산죽길을 20여분 올라 외삼신봉 정상석에 포옹한다. 외삼신봉 조망은 가히 으뜸이다. 좌측으로 왕시리봉, 노고단 반야봉, 영신봉, 촛대봉, 천왕봉, 황금능선,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이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건너편 성불재 능선에 쇠통바위와 독바위 관음봉이 장쾌하고, 그 아래로 삼성궁이 자리하고 청학동과 묵계저수지가 아늑하고, 지리산 100리 주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지다. 

외삼신봉에서 본 조망= 상 천왕봉-영신봉 주능선,하 청학동골, 거림방향 능선

   외삼신봉에서 당겨본 삼성궁

 

                     산죽으로 고생한 1073.8봉 능선 

외삼신봉 정상에서 문득 잘못왔다는 생각이 들어 건너편 내삼신봉 능선이 정맥길이라는 착각을 한다. 지도가 없으니 확인도 못하고 갈길이 급한 마음으로 되돌아 삼심봉을 지나 내삼신봉에 올라서서 조망을 보니 내삼신봉과 외삼신봉이 헷갈려 잠시 착각을 한 것이다.

 

다시 외삼신봉으로 가니 오후5시로 얼마 있지 않으면 해가 질 것 같아 청학동으로 하산을 하고, 내일 해가 뜨면 다시 정맥을 시작하기로 한다. 밤에 산죽과 바위 고도차가 심한 등로를 간다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할 수 있고, 산을 즐기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삼신봉은 10여년 전 산악회따라 가는데 청학동 매표소 출입통제를 받아 되돌아 간 기억이 있고, 그 후 갈 기회가 있었지만 가지 못하고 오늘 삼신할머니를 찾아 뵈오니 호된 신고식을 한 것이다. 하산길 계곡 2.5km를 내러서니 청학동 매표소 옆 다리 건너 도인촌에서 가족나들이객들이 내러오고 있다.

 

도로변에 주차된 차로 히치를 하면 될 것 같지만 내일 다시 구간을 이어 가기 위해 외삼신봉에서 출발해야 하기에 통제소를 내러서 두번째 민박집에 들어가 숙박료를 알아보니 4만원 이라고 한다. 혼자 몇 시간 머물다 갈 것이라고 하였더니 “기름을 때워야 하지 않느냐”고 하여 다른 집을 향하여 가는데 민속박물관 앞에 시외버스를 보니 18시 진주행(요금7400원)이어서 기사와 등산 낚시 이야기를 하다 진주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 건너편 좌측 우뚝 보이는 사우나 찜질방(7,000원) 옆 식당에 뼈다귀탕(5000원)을 먹고 찜질방에 들어가 배냥을 매고 온 사람들을 만나니 한 사람은 낙남정맥 길마재에서 돌고지재를 간다고 하고, 2사람은 서울에서 지리산 환종주를 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요즘 지리산 화대종주를 많이 하지 않느냐고 하였더니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비박으로 120-140km 를 간다고 한다.

 

서울 거주하는 “한국의산하” 닉네임 “계백”을 아느냐고 하였더니 이름은 들어보았다고 하면서 부산에 J3클럽회원들과 지리산과 영남알프스 등 환종주 교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녁 8시 사우나탕 옷장에 베냥을 넣고 중요물품을 카운터에 보관시키고 양말과 수건등을 빨아서 찜질방에 늘어 놓고 인터넷방으로 가서 내일 가야할 선답자들의 산행기 공부한 후 05시 알람을 맞추고 꿈나라로 간다.

 

둘째날

기상하여 사우나탕에 몸을 가볍게 풀고 식당으로 가서 된장찌개(5000원 양호)를 시키며 공기밥을 추가하여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베냥에 넣고 터미널에 나가 07:10 청학동 차에 오르니 어제 저녁 운전기사에게 인사를 하고, 하동호 굽이굽이 계곡을 돌아 길마재 돌고지재 구간 등산객을 "장고마을"에 하차시켜 주고 묵계호수를 지나 청학동종점에 이른다.(1시간20분 소요)

 

청학동 매표소를 지나 어제 내러왔던 삼신봉 안부 2.5km 구간 중 1km정도 약20분 오르다가 우측 나뭇가지로 막아 놓은 등산로에 들어가니 고로쇠 채취 줄을 따라 가다 산죽을 벤 길따라 힘들게 오르니 묘지다. 더 이상 길이 없고 능선에 산쭉은 한치의 틈도 없이 키 높이다. 진퇴양난이지만 되돌아가려니 오늘 산행계획에 차질이 올 것 같아 산죽을 헤치고 돌파하기로 한다.

  

간간히 산죽위로 푸른 하늘이 보이고 우측에 능선이 흘려내려 조금 오르면 되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30여분 올라도 능선은 나타나지 않고 계속 산죽이다. 50분을 올라가니 능선이 나왔는데 외삼신봉은 멀리 높게 솟아 있고 산죽밭이 계속되 밀림지대 베트콩 수색작전이라 생각하고 스틱2개로 삼각형을 만들고 앞으로 희미한 빛만 보며 헤쳐간다.

  

때론 바위가 나타나면 우회를 하며 가는데 묵계사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등로가 보이고  다소 길이 좋아 졌지만 산죽은 여전히 애를 먹이면서 1시간44 소요하여 외삼신봉에 올라선다. 지름길로 좀 빨리 가려다 1시간 정도 알바에 생사를 넘나드는 고생을 사서하고 보니 역시 삼신봉할머니에게 혼이 났다. 그리고 “길이 아니면 가지말라”고 하는 진리를 일깨워 주었다. 갈만한 가치도 없는 길을 가서 얻은 결과는 탈진 전 상태 뿐이다.

 

외삼신봉에 오르자 오늘 산행 할 체력을 알바로 시작도 하지 않아 대부분 소진한 것 같아,  심호흡 후 옷을 벗어 몸속에 들어간 나무잎을 떨어내고, 베냥을 꺼꾸로 들어 나무잎을 털어내고, 땀을 닦은 후 도시락과 간식을 꺼내 배부르게 먹고 있으니 까마귀가 주변을 맴돌며 먹을 것이라도 좀 주지 않느냐며 울어된다. 40분 동안 충분히 쉬고 기력을 회복하여 길마재까지 약10km 시동을 켠다. 3시간 소요 예상을 하고 길마재 아래 궁항리에서 14시 진주행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자일도 없는 바위를 조심스레 내러서니 산죽이 가는 길을 붙잡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묵계재 헬기장에 내러 991봉을 올려다 보며 산죽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묵계치는 조선시대 대학자 김일손이 우리 민족의 이상향인 청학동을 찾기 위해 넘나들던 곳으로 청암 원묵계와 시천 내대마을을 잇는 고개이다. 오른쪽으로 계천과 계천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나 큰 폭우에도 시냇물소리가 들리지 않아 묵계란 이름을 지었다는 묵계리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내대리로 가는 길이다.

 

                             전망바위 내러서 본 천왕봉

 

                            묵계사로 내려가는 갈림길 산죽

 

가파른 등로 마지막 단풍을 보면서 낙옆이 쌓여 미끄러워 스틱 2개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고운동재 철조망에 내러선다. 고운동재에 곰출현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임도 문은 열려있고 산청에서 왔다는 데이트족이 차를 세워 놓고 남녀가 따스한 햇쌀아래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갑자기 철조망 뒤에서 나타나는 필자를 경계하면서 "그기에 등산로가 있느냐"며 혼자 산에 다니면 무섭지 않느냐고 한다. 가야만 하는 일념이 있으면 무서움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대답한 후 도로 건너 등산로로 쏜쌀같이 들어간다.

  

                          고운동재

              

산죽이 시작되지만 다행이 길옆에 약간 베어 불편이 없었지만 베어 놓지 않았다면 산죽에 질려 탈진이라도 할 판이었다. 이 구간은 도상거리 18km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고 갔다가는 고생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일부 구간에 산죽을 베어 놓았기에 조금은 어려움을 덜 수 있다. 산죽을 베어 놓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이 구간를 안전하고 즐겁게 정맥길을 가기 위해서는 고운동재를 깃점으로 2구간으로 나누어 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본다. 여기 산죽은 강원도 등지에 있는 허리 아래 오는 산죽과 달라 설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902봉에 올라서니 지리산 주능이 한눈에 들어오고 전망이 너무 좋다. 천황봉을 바라보면서 875봉에 올라서고 다시 산죽길을 따라 가다 798봉과 790봉을 오르내리고 마지막 삼각점이 있는 766봉(?)에서 내내 사야에 둔 지리 주능과 천왕봉을 이별하고 하동군과 산청군 경계를 벗어나 가파른 길에 낙옆에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면서 장고마을과 궁항리를 있는 길마재에 내러서 낙남정맥을 마친다.(14:18)

 

 

  정맥길 790봉에서 본 지리주능선 그 아래 신천리

  

                              마지막 무명봉에서 지리산 환종주길과 정맥 갈림길 시거널 

 

 길마재 

 

이 구간은 도상거리 18km지만 약39km(정맥18km+접근거리10km+하산거리 4km+알바 4km) 산행을 하였다. 길마재에 지난번 붙여 놓았던 깃털 시거널을 확인하고 궁항리에 2시 출발하는 차를 타기 위해 종횡무진 쉬지 않고 왔거만 차를 놓치고 완주를 했다는 기쁨보다 쓸슬히 장고마을로 향하여 세면트 포장도로 따라 내러간다. 절을 증축하고 있는 곳에 들어가 땀을 씻고 식수를 보충하고 가다 승용차 한 대가 내러와 세웠더니 여자3명이 타고 있었는데 흔쾌히 허락하여 히치에 성공한다.

 

이 운전자는 청학동을 찾아 가는데 네비가 이 쪽으로 안내하여 가는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하여 필자가 아는데로 길을 설명하고 장고마을 버스대기소에 도착하여 고맙다고 인사하고 헤어진다.(14:35)

  

                         장고마을 뒤로 길마재

 

버스대기소에 기다리고 있으니 사람이 하나 보이지 않고 어디에도 차 시간표도는 없다. 어디 물어 볼 때도 없어 무작정 25분을 기다리다가 “오케이빌리지” 숙박과식사 간판을 보고 들어가보니 60정도 주인 남자가 장작을 펴고 있어 동동주가 있으면 목이라도 축이고 싶다고 하였더니 더덕막걸리(한되6,000원)가 있다고 하여 들어가 주인장과 대화를 나누었더니 주인은 해군장교로 퇴직을 하고 서울에서 유통업계에 일을 하다가 4년 전 정리를 하고 "오케이빌리지"를 구입하여 왔다는 것이다.

 

"오케이빌리지" 옆으로 계곡물이 흘러 성수기에 가족들이 휴양을 와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어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시간이 있으면 더덕과 약초를 케서 술도 담그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10월 하순경 서울 등산객 한명이 묻고 가지 않았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당신과 비슷한 나이 남자 한분이 머무르고 갔는데 밤 늦게 들어와 새벽4시에 깨워 달라고 하고 등산공부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새벽에 확인해보니 없어졌다는 것이다.

 

 오케이빌리지 아래 다리 건너 하늘정원

 

"계백"님 등산의 집념, 숙박요금의 부담 문제, 그리고 10.20부터 인상된 시외버스 요금문제, 지리산 이야기, 사람 살아 가는 세상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 17:15분 하동행 차 시간이 되어 일어서 하동(3100원)행 버스를 타고 18시 도착하여 18:30 부산행 버스(10000원)로 갈아타고 20:20분 사상터미널에 도착하여 전철로 무사히 집에 안착한다.(20:58)

 

 

■ 낙남정맥을 간단히 정리

  백두대간이 백두산, 설악산으로 뻗어 내리다 지리산 천왕봉 가기 전 세석평전을에 있는 영신봉(1,651.9m)에서 남쪽으로 갈라져  청학동 삼신봉(1,284m)에서 더 좋은 전망인 외삼신봉을 지나, 묵계치, 고운재를 지나 옥산까지의 산줄기는 서쪽으로 섬진강으로 물길을 이루고, 산줄기를 잘라 인위적으로 진양호 물이 사천만으로 흘러들게 만든 가화강을 지나 백운산, 대곡산, 무량산, 여항산, 서북산(738.5m), 광려산(720m), 대산(727m), 무학산(767.4m), 천주산, 창원 봉림산, 대암산 용제봉, 김해 신어산(630m)을 지나 낙동강 하구인 매리 작은 마을에서 그 줄기를 낙동강에 다하는 도상거리 221km(실제거리 약264km)의 산줄기다.

 

 

단독으로 낙남정맥을 금년 봄 진달래가 꽃망울을 피울 때 가슴 설래이며 시작하여 8개월이 지난 지금 입동을 지나면서 무사히 마친다. 그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야생화와 새싹 그리고 산을 붉게 물들게 한 진달래를 보고 기쁘하였던 일, 노루 고라니 토끼 등 야생동물을 보며 카메라에 담고자 하였던 일, 낙옆에 보호색을 하고 있던 살모사를 등로를 내러서면서 무심코 밟아버리자 등산화를 물어버리는 바람에 위기를 모면하였던 일을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고사목이 등산로를 막고 있어 나무 밑으로 살금살금 기어나오다 일어서는 순간 날카로운 나무 귀에 머리가 받쳐 피가흐르고 너무나 아팠지만 죽지 않았던 일, 말벌 한마리가 갑자기 날아와 손가락을 쏘고 달아났던 일, 더위와 싸우면서 산죽속을 헤매고, 칡넝굴과 가시넝굴로 얽힌 등로를 칼로 끊어면서 100여미터 헤쳐나가면서 다시는 정맥을 하면 다리 몽둥이를 뿌질려 버릴것이라고 다짐도 했다.

 

돌복숭아를 따다 술을 담았던 일, 많은 산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목마를 때 식수를 나누어 먹으며 친목을 다졌던 것과 같이 좋은 기억들도 많다.

 

무사히 완주를 한 것에 천지신명님께 감사를 올린다. 그 여정이 떠오르니 아! 꿈이련가! 성취감이 폭포수처럼 샘 솟아 오른다. 살아가는데 모든 것이 잘 이룯어 지리라!  그리고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큰 활역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