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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전 7000 맨발산악회 윤상대

깃틸 2016. 4. 9. 14:29

 

 

 

도전 노년의 미래

 

부산일보2014.11.27 기사중에서

 

맨발산악회 윤상대 7000번 오르기에 도전하다.

▲ 윤상대(68) 씨가 지난 24일 오전 기장 달음산에 올라 산행 6천728회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전국의 알려지지 않은 등산로에 '맨발산악회'라는 산행 리본을 달아 유명해지기도 했다.

 

중년에 들어서 등산 배낭을 멨고,. 고희를 바라보는 지금도 정직하게 걷는다.

인간의 한계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길 마다하지 않는다. 도전, 도전, 도전….

'어르신' 대접을 받을 나이지만 끝내 멈추지 않았다.

땀 냄새 짙게 밴 대기록의 위업은 인간승리의 감동으로 다가온다.  
 
고교 교사를 명퇴한 윤상대(68) 씨는 지난 24일 기장 달음산에 올라

통산 6천729회 등산 기록을 수립했다.

실감이 안 난다고? 꼬박 18년 5개월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에 오른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 기록은 40대 초반 시절인 1990년대 초 시작됐다.

'무쇠 체력'을 자랑하던 시절에는 한 해 355회 산에 올랐던 적도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과 마음을 오롯이 산에 맡긴 결과다.

야트막한 동네 뒷산으로 약수나 뜨러 다닌 게 아니라서 더욱 믿어지지 않는다.

그는 백두대간과 9개 정맥,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산을 두루 섭렵한 전국구 산꾼이다.

그 증거가 전국에서 인지도가 있는 '맨발' 시그널(산행리본)로 방방곡곡에 남아 있다.

GPS앱에 저장된 올해 산행기록을 보면 하루 평균 14㎞를 걸었다.

전체 횟수를 곱하면 9만 4천 206㎞. 적도 둘레가 5만㎞이니

지구별을 뚜벅뚜벅 두 바퀴 가까이 돈 셈이다.


산에 들면 신기하게도 마음에 평화가 깃들었다.

산길을 마냥 바장이는 게 좋았다.

날씨가 좋은 날은 산에서 벗어나기 싫을 정도였다.

특성화 고교에서 전기 과목을 가르치며 12년간 야간부를 맡았기에

해가 떠 있을 때 산을 찾을 수 있다는 건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비를 머금은 짙은 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은 지난 24일 오전 9시

기장 달음산 산행로 입구. 당장 빗방울이 떨어져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을

우중충한 날씨지만 단출한 행장을 꾸려 나선 윤상대(68) 씨의 발걸음은 가볍다.

정상을 밟고 원점회귀하면 9㎞ 정도. 비가 오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나 홀로' 산행이다. 전날 고교 동창들과

양산 천성산에 올랐으니 하루 쉬어도 될 법한데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통산 등반횟수 7천 회 도전 윤상대 씨 

마음속 화 삭이려 시작한 나홀로 산행  
26년간 백두대간 9개 정맥·지맥 섭렵  
어떤 해는 10일 빼고 355일 오르기도  
산행 거리 추산하니 벌써 지구 두 바퀴 

40대에 들어 시작한 산행이 26년 가까이 이어졌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도 엄두를 내기 힘든 백두대간을 두 차례 종주했다.

9개 정맥과 그 아래 지맥들을 모두 섭렵했으니 우리 국토를 가장 길게 걸은 셈이다.

체력이 좋을 때는 20㎞쯤은 단숨에 걸었다.

요즘은 평균 14㎞. GPS앱 '오룩스맵'은 그의 하루하루 행보를 모두 기록한다.  

등산 마니아 윤상대(68) 씨가 지난 24일 기장 달음산에서 그의 분신 같은 '맨발산악회' 시그널(산행 리본)을 달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이날 달음산을 올라 통산 6천729회를 찍었다.

1년 365일로 환산하면 18년 5개월간 쉬지 않고 매일 걸은 날 수와 같다.

올해의 14㎞를 기준으로 횟수를 곱하면 9만 4천 206㎞이니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겨 지구를 두 바퀴째 걷고 있다. 
처음 산에 이끌린 건 가정사에서 비롯된 주체할 수 없는 분노 때문이었다.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꺼야 했다.

육체를 괴롭히는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에 가혹할 정도로 채찍질을 가했다.

한 해에 딱 열흘만 빼고 355일을 산에 오른 적도 있었다.

폭우나 폭설도 무릅쓰고 산을 찾았으니

산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다 발병이 나고 말았다.  

"무릎 연골이 다 닳아 버렸어요.

X레이를 보니 연골이 없어지고 뼈가 착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산길을 내려올 때 끔찍한 무릎 통증이 엄습했지요."  

의사들은 당장 등산을 그만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산에 못 가면 시체나 마찬가지인데…

. 휴." 절망하는 그에게 한 정형외과 원장이 "산에 안 간다고 나을 병이 아니다"며

무릎 근육 강화 운동을 권했다. 가까스로 몸을 수습하고는 다시 배낭을 멨다.  

그가 산을 대하는 태도에는 남다른 점이 있다.

묵언수행하듯 혼자서 걷는다.

남이 가지 않은 길만을 골라 간다.

"단독 산행일 때 조심스러워져서 되레 사고가 안 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길동무들과 어울리고 하산해서 막걸릿잔을 기울이는데 흥미를 두지 않았다.

등산 단체 회장 감투 같은 것에도 일절 관심이 없다. 

그에게 산행은 인생이 그렇듯 공수래공수거다.

그래서 '맨발'이 그의 모토다. '맨발산악회'.

그가 전국 곳곳에 붙인 시그널(산행 리본)에 쓰인 '맨발'에는

'인생은 빈손'이라는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맨발산악회라 쓰여 있으니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실체가 없는 1인 산악회다.

"훌륭한 산악인들이 많은데 왜 굳이 저를…

." 부산일보 독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며 처음엔 굳이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냥 산이 좋아서 올랐을 뿐이었다고 했다.

"숲길을 거닐면서 무아지경에 빠지는 게 좋았어요."

그는 산길을 걸으며 마음을 수양했다고 했다.

그에게 산은 안식처였고, 생활이었고, 종교였다. 

그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오랫동안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오후 늦게 출근하는 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이른 명퇴신청이 받아들여져

원하는 시간에 가고 싶은 산에 오를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고희가 되지만 걸을 수만 있으면 계속 산에 오를 작정이다.

인터뷰가 끝나자 정상을 향해 총총 발걸음을 옮겼다.  

이틀 뒤 전화를 걸었다. 양산 대운산으로 향하고 있는 참이었다.

전날은 양산 천성산에 올랐다고 했다. 이틀만에 회차가 6천731회로 늘었다.

아마도 내년 하반기쯤 그는 8천회를 향해 걷고 있을게 분명하다.

김승일 기자 

출처 : 청산일월산우회
글쓴이 : 천성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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