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강원도

설악산

깃틸 2010. 10. 4. 09:58

   대청봉에서 1275봉 안부

 

  공릉단풍△▽ 

     대청봉에서 공릉능선까지

 

2010.10.3.

위치 강원도 인제

산정산악회원20명

코스 한계령-서북능선-소청-중청-대청봉-희운각대피소-공릉능선-마등령정상-오세암-영시암-백담사

거리및소요시간 22.6km 10시간 (한계령-14.2km-마등령-7.4km-백담사=21.6km+대청봉 왕복1km)

 

 

이른 새벽 어둠 속 한계령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휴계소 화장실 뒤 탐방로를 올라 탐방지원센터와 위령탑, 철조망 문을 통과한다.(04:20) 가파르게 38분을 올라 1275봉 한계령 1km지점을 통과한다. 어둠과 비바람 그리고 돌 길이 미끄러운데도 전등도 없이 가는 사람이 있어 이유를 물어보니 "후레시가 고장이 났다"고 한다. 

 

여분을 빌려주려고 하니 사양을 하여 혼자가지 말고 앞사람과 뒤사람 불빛 사이로 가라고 하니 "뭐 대충가지요" 퉁명스럽게 말한다. 몇 해 전 지리종주 중간에 건전지가 방전되어 애로사항을 겪은 기억이 나다. 다리를 건너고 한계령 2.3km 거리를 52분 올라 귀때기청봉(1.6km) 갈림길에 이른다. 산행대장은 일행들을 기다리며 무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비가 오고 어둡고 가시거리가 없어 단체 행동을 하라"고 한다.

 

여명이 감지 되니 단풍이 운무 속에 희미하게 다가온다. 06:49분 한계령 4.1km이정표를 통과하여 3.6km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대피소에는 울산,마산,괴산,서울,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산악회원들을 만난다. 단풍철 설악산에는 등산로 마다 몇시간이고 밀려서 올라간다는 말이 생각난다. 07:44 해발 1610m 전망대에 서니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안개가 시야를 가려 아래 너덜지대만 보여 준다. 능선에 올라서니 비는 줄여들고 단풍이 곱게 자태를 드려낸다. 서북능선 8부능선 이상에는 단풍나무도 많고 단풍이 시작되어 이번 주말이 절정을 맞을 것 같다.  

 

08:06 끝청갈림길(한계령 7.7km,소청,대청0.6km)에 이르니 산님들이 붐비기 시작하고 중청대피소로 향한다.중청대피소에 아침을 먹기 위해 들어가려니 산님들이 많아 들어가기가 어렵다. 옆에 확장공사를 하고 있고 구석에서 추워서 옷을 갈아 입는 사람과 밥을 먹는 사람과 매점에 컵라면 등을 구입하려는 사람 그리고 추위를 피하는 사람 그야말로 복잡한 시장바닥 보다 더 하다.

 

지하 취사장에 라면을 끌리는 사람과 식탁에 둘러서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차  대청봉으로 향한다. 비바람이 몰아쳐 몸의 중심 잡기가 어렵고 우의는 바람에 날려 펄럭이며 강한 소리를 낸다. 바람에 밀려 내려오는 산님과 부딪혀 산님은 넘어지고 간신이 몸을 세워 대청봉에 올라 기념사진 촬영 순서를 기다리며 추위를 견디어 겨우 40대 산님에게 부탁하여  한장 찍고 한장 찍어 주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대청봉을 내러와 추워서 중청대피소 지하 취사장 구석에 서서 김밥을 먹고 소청 방향으로 가니 바람이 다소 줄어들다. 주변에는 울긋불긋 단풍들이 안개에 가려 있다. 천불동계곡 경관 안내 조망도를 보니 우로부터 칠성봉,권금성,신선대,울산바위, 범봉, 신선봉,1276봉,마등령,황철봉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안개에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달래며 계단을 내러선다.

 

소청(1550m) 갈림길에 이르니 봉정암 방향표시가 있고 그 옆으로 이정표(희운각 1.3km,양폭산장 3.3km,봉정암1.1km,소청대피소0.4km)가 있다. 선두 일행 2명에게 공릉능선을 가자고 하였더니 봉정암으로 하산을 하겠다고 하여 홀로 희운각대피소로 향한다. 많은 나무계단을 내러서며 단풍 조망을 즐기며 다리를 건너 대피소(이정표 대청봉2.5km,봉정암 2.4km)에 이르니 역시 산님들이 붐비고 주변 단풍과 암릉에 어우려진 경치가 좋다.

 

대피소에서 능선을 따라 100여미터 정도 걸어 신선봉 조망대에 올라서니 감탄사가 나오면서 금강산 만물상 형상이 떠오른다. 사진을 찍기 위해 보이지 않는 자리 쟁탈전이 심하다. 100여미터 진행하여 무넘이재 양폭산장 갈림길(대청봉 2.6km,양폭대피소 1.8km,소공원8.3km)에,마등령4.9km)에서 소공원으로 하산하는 산님들을 보면서 홀로 공릉능선에 들어서 계곡을 지나 가파르게 바위지대를 오르는데 산님 4명이 내려와 "어디서 오나요 "하니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람이 심하게 불고 힘들 것 같아 되돌아 온다고 한다.

 

일행들은 모두 B코스 하산을 하였는데 대장도 만나지 못하고 홀로 공릉능선을 타고 오세암에서 백담사로 가려고 하니 17:30분 하산 시간에 맞출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갈등을 한다. 내러오는 다른 산님에게 여쭈어 보니 바람은 불어도 비가 않오니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하여 공릉능선을 오른다.

 

신선대에 올라서니 비경이 펼쳐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칼바위 봉우리를 오르내리니 김용임의 "가야금 12줄"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한 줄을 퉁기면 옛님이 생각나고.. 한 봉우리를 올라 설 때마다 또 다른 절경이 나타난다.

 

운무가 벗겨지더니 몰려와 순간순각 다른 형상이 나타난다. "설악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공릉능선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그 곳에 있으니 황홀하기 그지 없다. 어느 여성 산님은 "오! 설악산이여!"하며 탄성을 자아낸다.

 

12시 30분에 마등령 안부 오세임 갈림길(오세암1km,희운각대피소5.1km,비선대 3.7km)에 이르니 많은 산님들이 점심을 먹고 있고 오세암에서 올라오는 산님에게 어디서 출발하였느냐고 여쭈어보니 백담사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10분 올라 마등령정상에 이르니 산님들이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있고 황철봉으로 이어가는 백두대간 길은 생태보전지역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줄로 막아 놓았다.

 

그 옆 나묵계단으로 비선대 하산길이 열러있다. 몇 해 전 황철봉 구간 완주하고 비선대로 하산을 하기 전 사진을 촬영하다가 카메라(디카아님)를 떨어뜨리고 다리가 아파 물파스를 바른던 생각이 난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되돌아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을 이엇다는 성취감을 안고 마등령 안부(1245m)로 되돌아 내러와 오세암으로 간다. 돌길을 걸어 가는데 백담사에서 올라오는 한무리 산님들을 만난다. 백담사에서 오르면 조망도 없는 지루한 길을 올라야 하므로 비선대나 오색에서 오르는 코스가 짧고 조망을 즐기기가 좋아 주 들머리로 이용되고 있다.

 

같이 하산하던 한 무리 산님들 중에서 60세 초반 남자 산님은 "오세암에 가면은 만경대를 보아야 한다."며 비경이 아주 좋다고 한다. 오세암에 예불을 올리고 감로수를 지나 백담사 방향으로 내러 선다. 여기서 오세암에 대하여 살펴본다.

 

"오세암 설정스님은 고아가 된 조카 아이 "화엄"을 데리고 있었다. 어느날 양식을 구하려 가려니 아이가 같이 가려고 해 설득하면서 "무서우면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부러면 지켜 줄 것이라고 달래고 낙산사에 도착 후 퍼붓기 시작한 눈으로 길이 막혀 겨울이 가고 산길이 뚫렸을 때 암자에 도착해 문을 열어보니 아이가 관세음보살상 앞에 앉아 있었다.

 

아이는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는 듯 조그만 입술을 가냘프게 달삭 거리고 있었다. 그 때 불단 관세음보살이 살며시 내려와 아이를 품에 안고는 금빛 젖을 물리었다. 배가 부른 아이가 관세음보살님의 품에서 빠져 나오자 산새들과 짐승들이 하나가 되어 노래를 부르는 화엄의 풍경이었다. 이후부터 아이를 생불(生佛)로 여겨 암자의 이름도 관음암에서 오세암으로 고쳐 불렸다."

 

산 골짜기를 돌아돌아 능선을 넘어 가는데 직경3미터 정도 되는 침염수립이 눈에 자주 띈다. 백담사와 봉정암 갈림길 탐방안내소에 이르기 전 줄을 쳐 놓은 지름길로 내러서 작은 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라 가는데 물이 흐르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보살님에게 백담사 길을 여쭈어보니 반대방향봉정암으로 오르고 있어 되돌아 3분정도 발품을 판다. 영시암에 내러서니 텃밭에 무와 배추가 자라고 언덕위에 구절초가 예쁘게 피어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산님들이 많이 앉아 점심공양을 하고 있다. 

 

국립공원 백담탐방안내소 지나 흰돌이 많은 백담사계곡 가장자리를 따라 걸는데 다리를 지나 셋강에 물이 누렇고 고기들이 가픈 숨을 쉬고 있다. 상층부 봉정암, 영시암, 오세암,산장을 찾는 많은 탐방객들이 숙식을 하면서 정화되지 않은 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길 옆으로 "계곡에 들어가지 마시오" 패말이 눈에 자주 띈다.  백담사계곡을 따라 평탄하고 넓게 잘 조성된 길을 30분 걸어 백담사에 이른다.(14:20)

 

백담사 경내에 들어가 "만해기념관"과 동상을 둘려보고 화엄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거하였던 옷과 이불자리 가사도구를 보고 백담사 버스승강장에서 마을버스 승차권을 구입(2,000원)하여 4줄로 선 200여미터 뒤에서 기다린다. 용대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버스 약8대가 비상수송으로 계속 실어 나르는데도 30분 정도 기다려야 차례가 온다. 기사에게 평상시 배차간격을 여쭈어 보니 30분이란다. 버스 운행거리는 약7km 17분정도 소요된다.

 

용대리 유로제2주차장에 뉴길따라관광버스에 오르며 "아무도 없내요" 하니 "씻으려 가서요"라고 기사가 말한다. 봉정암으로 B코스로 하산한 분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우중 산행으로 엉망이 된 옷을 갈아있고 1시간30분을 기다려 후미B팀이 도착하자 차는 용대리를 빠져나와 속초와 춘천 고속도로 우측 춘천호 석양 노을 빛을 가르며 부산으로 향한다.

 

◎ 에필로그

공릉능선에서 부터 백담사까지 돌길이 많아 무릎에 많은 충격을 준다. 무릎을 둥겨 맨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흙길에도 돌을 깔아 놓아 걷기가 불편하다. 자연보호도 중요하지만 자연이 훼손이 적은 곳에는 보행자들로 배려를 했으면 한다. 

 

◎산행이미지     

   센찬 비바람 속  사진 

 

    바람이 세차다.

   희운각대피소 

   

    신선대 조망1 

    

   공릉능선 위용

 가야동계곡 운무 

   2

   공릉능선 바위 위용 1

   

   공릉위용 1 

  2

 

 

   멀리 울산바위

  공릉조망1

   

    

 

 

   공릉조망1

   공릉조망2

      공릉조망4 울산바위

   공릉능선 조망 

     마등령 조망1 

    

  오세암 뒤 절경 

 

 

  

 

 

 백담사계곡 탐방지원센터 

   백담사 경내

  백담사 한용운 동상 

   감사합니다.   -깃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