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경상북도

백암산 산행

깃틸 2011. 12. 12. 13:58

2011.12.11.

경북 울진군 온정면 백암온천

코스 백암온천-백암폭포갈림길-폭포-전망대-흰바위-정상(1003.7km)-선시골갈림삼거리-한화콘도갈림삼거리-백암폭포갈림길-산불감시초소-백암온천

홍곡산악회원과함께

거리및소요시간 약10km, 4시간30분(절반은 눈길)

 

오늘 새벽이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한다. 부산이 영화 1.2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갔고, 대관령은 영하12도 서울도 6도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오후 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기상예보를 기대하며 오전7시30분 서면 롯데백화점 앞으로 나간다.

 

 영광도서 앞 복개천에 많은 산악회와 단체여행객 관광버스들이 있고 입구에 등산차림 몇 명에게 홍곡산악회에 가는냐고 물어보니 "모아산악회 팀을 기다린다"고 한다. 지리산 천왕봉 가지요 하였더니 "어떻게 아느냐"고 한다. 모아산악회 회장과 회원이라고 하였더니 반가워 한다.

 

대화가 이쯤 되었으니 말이 술술 나온다. 사실은 "오늘 백두대간을 완주하는 사람이 있어 축하를 하려 간다.  혼자서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오늘 천왕봉에서 완주 기념행사를 하기 위해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나이를 여쭈어보니 "일흔다섯"이라 한다.

 

 흰 수염에 홀리호리한 몸매다. 어떻게 건강을 잘 유지하느냐고 하였더니 "산행과 마라톤을 즐긴다. 오산종주와 울트라마라톤을 하고, 1대간9정맥을 낙동산악회에서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림고속관광버스가 온다.

 

 울진으로 이동하는 동안 앞 좌석 회원이 심심하지 않게 간식을 준다. 경주휴게소에서 씨락국에 아침을 먹으며 반주를 즐기 사람들도 있다. 식사시간 동안 주변을 돌아보고 차에 오른다. 백암온천 주차장이 가까워져 산행을 준비를 하고나니 온정 원탕온천 주차장이다.(11:30)

 

산행 들머리에 들어서니 몇 해 전 안내산악회 따라 태백산으로 가다가 눈이 많이 내려 교통 통제하고 있어 백암온천으로 돌아와 온천욕을 하기 앞서 백암폭포까지 갔다 오는데  조금 오르니 비가 눈으로 바뀌고 가볍든 발걸음이 옮기기가 어려워져 정상 1km를 두고 포기한 기억이 새롭다. 

 

백암산은 전국에 몇개가 있는데 머리에 흰돌을 이고 있어 붙어진 이름 같다. 홍천 백암산(1099m), 장성 백암산(741m), 금산 백암산(654m) 등으로 모두 명산이다. 5년 전에 없던 산불감시초소에  신고 하고 선두그룹으로 임도를 따라 올라 백암폭포 삼거리에 이르러 천냥묘 방향으로 정상을 오르는 갈림길에서 미답지 백암폭포로 간다. 능선 2개를 가로질러 20여분 후 폭포에 이르니 겨울에 수량이 제법이고 반쯤 결빙된 폭포는 3단 4단의 약 40m로 위용이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낙수와 물속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며 시라도 한 수 읇으며 세상 찌든 때  씻어 버리고 싶지만 등산객들이 많이 와 아쉬운 발길을 돌려 폭포 옆 길로 오른다. 된비알 땀이 날 즈음 금녕금씨 묘지가 나타나고 전망이 좋고 풍수지리가 뛰어난 곳으로 보인다. 

 

새터바위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니 백암폭포 골짜기 기운이 온 몸으로  다가오고 조망이 시원하다.  눈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하고 등로에 눈이 얼어 미끄럽다. 정상부근에서는 민생고 해결이 어려울 것 같아 적당한 곳을 찾으며 가다가 산님들이 점심을 먹는 지능선 묘지 옆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한다.

 

선두 여성 대장이 와서 1시간 정도 더 올라야 하는데  밥을 먹으면 부담이 되어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힘들드라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코펠에 끓인 라면국물과 돼지 김치찌게에 맛있게 먹었다. 함께한 분들에게 이 글을 빌어 감사을 전한다.

 

산성터 돌탑과 안부를 지나 흰바위지대를 올라 서니 전망이 펼쳐지고 산의 기운이 전해져 온다. 바람도 쉬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정상은 아담한 정상석이 있고 넓은 헬기장이다. 사방이 막힘이 없고 동쪽 약12km 방향으로 동해바다가 가물거리고 자웅을 겨루는 북서쪽 일월산과 검마산 그리고 동남쪽 칠보산이 흰 눈을 이고 있다. 낙동정맥 방향으로 시거널이 나부낀다. 아담한 정상석에 인증샷을 남기고 첩첩히 이어지는 산 능선을 즐기고 내러선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가파른 정상 부근을 내러 평탄한 눈길을 가다 선두대장을 만나 먼저 내러 간다고 하고 눈길등로에 썰매도 타고 눈 위에 그림도 그리며 아름다운 노송들의 박수를 받으며 간다. 어떤 노송은 눈에 가지가 뿌려져 길을 막아 가지 못하게 하는 듯 하다. 선시골과 한화콘도 갈림길을 지나 천냥묘에 이른다.

 

천냥묘 안내판에 상평통보가 그려져 있는 곳에 앉아 백암온천 자료를 본다. "백암온천은 그 역사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설에 의하면 사냥꾼 창에 맞은 사슴이 몸을 회복하던 자리에서 온천이 솟았다고 한다. 선조들은 백암온천에서 병든 몸을 치료하고 정신을 수양했다.

 

조선시대 서거정과 이산해는 탕목정(湯沐井)이란 시를 통해 백암온천을 칭송했고, 성현은 “한 줌으로 오랜 병이 낫고, 두 겨드랑이로 풍기면 뼈도 신선이 된다.”고 읊조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천냥묘 유래가 궁금하다. 상석에 금녕금씨지묘라고 새겨져 있다. 백암산 일대에는 금녕김씨 묘지가 많은 듯 하다. 천냥에 터를 샀다는 것인지 자리가 아주 좋다는 뜻인지 생각하며 백암폭포 갈림길에 원점회귀한다.(16:10)

 

나는 아직 가을을 놓아주지 않았는데 백암산 눈 밭을 몇 시간 걷고 나니 어느세 내 마음에 겨울로 가득차 버렸다. 하산주 익는 동안 온천욕(산악회6,000원,단체5,000원,일반7,000원)을 하고 하산주에 씨레기국밥이라 저녁은 끝이다. 이렇게 주고 기둥뿌리 거들나는 것 아니냐고 하니 산악회 회비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기금과 찬조로 충당하여 왔지만 다음 산행부터 25,000(5,000원, 25%인상)원으로 올렸다고 한다.

 

산행회비 뿐만이겠는가? 요즘 하늘 높은줄 모르고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그것도 인상하면 20-50% 대폭 인상이니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근로자 월급은 매년 2-5%로 실질 임금이 줄여들고 있다. 내년 여건이 더 어려워 질 것이 뻔하고 회비도 줄이고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살아 갈 것 같다.

 

어둠이 내린 동해안 고속국도를 달리는 창밖을 바라본다. 주거지 불빛이 길어야 1분도 않되어 이어진다. 우리나라 국토는 사실상 하나의 도시가 되었다. 얼마가지 않아 농지는 대부분 사라지고 산을 깎아 산업현장을 만들 것이다. 국토 면적이 10만㎢로 세계 110위 내외인 조그마한 나라가 세계 무역규모 1조억달라를 하는 최대 무역거상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 사진

    백암폭포

    산성터 돌탑

   정상 아래 안부

   흰바위에서 본 조망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정상 조망

 

                  

   백암폭포 갈림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