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기맥

진양기맥 구간(한우산-381.9봉) 산행

깃틸 2013. 12. 6. 19:00

2013.12.5.

위치: 경남 의령군, 합천군 

나홀로

코스: 한우산(766m) 한우정-산성산(741.4m)- 한티재(약370m)-성현산(562m)-한실재-381.9봉-배제골-안금리

거리및소요시간: 약16km. 8시간

 

진양기맥 구간 답사를 하기 위해 의령터미널에서 오전8시반 택시(25,000,T010-571-1711))를 타고 9시 한우산 팔각정에 서니 가례면과 칠곡 방향으로 첩첩이 이어지는 산줄기 골마다 운무가 살짝 내려 앉아 산그리매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기분좋게 나무테크를 따라 한우산 정상석에 서니 주변 억색가 은색물결을 이루는 모습에 감격한다.  산성산으로 가는 능선 서쪽 암릉벽은 곳곳에 전망을 즐길 수 있어 시간이 지체되지만 그래도 여유를 부리며 조망을 즐긴다. 백학산(5.5km) 이정표를 지나고 성덤 이정표와 내초마을(2km) 벽계마을(2.3km) 이정표도 지난다. 오늘가야할 도상거리가 약16km로 시간당 2km만 가면 되기 때문이다.

 

산성산 정상석에 자동 인증사진을 남기고 독도를 해서 가야할 방향을 잡아 풀섭과 잡목을 헤치고 능선을 찾아 내려가니 길이 없어 되돌아 정상을 우회하여 주차장가는 길과 벽계마을과 주차장가는 길로 따라 작은 계곡도 건너고 굴샘약수터(110m) 이정표도 지나고 큰재마당 전망바위에서 부처손도 어루만져 보고 한티재 지방도로에 이른다. (10:20)

 

한적한 지방도로를 건너 산을 올라 48번 철탑에 이르니 멧돼지 목욕터가 있고 뒤진 흔적이 그리 오래돼지 않아 보였다. 길은 끊어졌다가 이어지기를 반복하는 듯 하고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가면서 벽계리 마을과 저수지 그리고 벽계야영장을 내려다 보며 간다. 어떤 곳에는 낙옆이 무릎까지 빠지는 곳도 있다.

 

 사근사근 낙옆 밟는 소리를 들으며 주변에 약초가 있는지 눈길을 주지만 지난번에 약초를 본다고 나무 위를 보고 가다가 뽀족한 나무 뿌리에 다리를 10센티 정도 다쳐 붓고 피가 펑펑나서 급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붕대를 감았는데도 혈관이 터지까 걱정을 한 기억이 되살아나 긴장을 하면서 조심스레 간다. 암릉봉을 지나고 몇개의 무명봉을 넘어 성현산에 올라선다.

 

 성현산은 정상석은 없고 나무에 준.희님의 성현산 패말이 붙어있어 반갑게 디카에 담고 시간을 보니 3시가 되어 2시간 내에 아등재까지 가려니 마음이 급해진다. 성현산에서 한실재까지 독도로 방위각을 잡고 구보로 간다.

 

한실재까지 방위각은 일직선 상에 있기에 마음 놓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데 작은 능선 2군데 희미한 우회길을 지나고 많이 왔다는 느낌이 오는데 한실재가 나타나지 않아 의아해 하는 중에 381.9봉 삼각점이 나타난다. 지도에 없는 곳이라 잘 못 왔다는 생각이 들어 50여미터 되돌아 나가 시거널이 있는 곳에서 독도를 하여 직진을 해서 가는데 시거널도 보이지 않고 길 흔적도 없어 이상한 마음으로 되돌아 나온다.

 

길의 흔적이 없어 왔던 길도 잃어 버리고 동서남북을 헤메다가 어둠 그림자가 찾아오는 것 같아 비상탈출을 생각하니 어디로 하산을 해야 마을이 가까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희미한 길도 낙옆에 묻혀 버렸고 나무등 잡목이 빽빽하게 들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무작정 희미한 흔적길을 따르려고 하니 1분이 아까운데 시간을 낭비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산능선이 좀 낮게 보이는 방향으로 5분 정도 가니 작고 희미한 임도 같은 것 만나 다소 안심이 되면서 뛰어 가는데  무덤이 나타난다.  잘 못 올라 왔다는 생각보다 탈출이 급하여 무덤 사방을 돌아봐서 나무가 다소 없는 곳으로 내러서니 경사도가 70도는 되고 낙옆으로 한 발 놓기가 망설여 진다.

 

잡목과 나무를 잡고 매달리고 미끄려지면서 20여분을 사투를 벌인 결과 계곡으로 떨어졌는데 보이는 것은 사방 어둠 뿐이었다.  계곡 언저리를 따라 내러 밤나무 밭을 지나고 임도가 나타나자 주저 앉아 우선 목마름과 허기진 배를 채운 후 계곡과 논두령 따르는데 개 소리가 요란스럽다. 독립가옥을 지나 세면트 포장로 어두운 길을 따르니 몇가옥 마을에 들어 어느 집에 들어가 주인을 불렀더니 주인장이 흠짓 놀라는 기색이다.  약초를 채취하려 산에 갔다가 그만 길을 잃고 날이 어두워 비상탈출을 했는데 여기가 어디냐고 하였더니 안금마을이라고 한다.

 

부산을 가야 하는데 교통편이 있느냐고 여쭈니 '20리를 걸어 나가면 대양면소재지에서 대중교통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어두운 길을 20리를 가야하고 또한 대중교통이 있다는 보장도 없다. 내일 출근만 아니면 민박집이라도 알아보련만 가야지 어떻하겠는가? 뒤돌아 서는데 배제골에서 차량 같은 불빛이 보여 저것이 무슨 불빛인가요? 했더니 주인장이 '위에 한 채 거주하는 사람이 이시간 가끔 볼 일이 있어 나가는데 그 차가 맞는것 같다.'라고 한다.

 

주인장은 차를 정지시키고 여자 운전자와 인사를 나누고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거두어 달라는 취지로 부탁을 하니 거절하지 못한다. 뒷좌석에 타고 10여분을 달려 대양면 치안센터 앞 삼거리에 하차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오물을 털어내고 있는데 부산가는 차가 지나가 얼른 손사례를 쳐도 지나쳐 버린다. 다시 30분을 기다려 마산, 의령을 가는 차에 오른다. 이 기회에 안금마을 어른신과  은색 경차 여성 운전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무사히 잘 귀가하였습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충성!!

 

□산행정리

오늘 산행거리를 보면 17.5km로 오전 9시에 출발하여 오후 5시까지 8시간 동안 보통 시간당 2.2 km 속도로 가면 쉴 시간도 있다는 계획이 선다. 쉬엄쉬엄 가며 약초도 채취하고 조망도 즐긴다. 한티재를 지나고 부터는 길이 가끔씩 사라지기도 하고 낙옆으로 미끄럽기도 하여 주위를 기울이다 보니 시간이 지체 된다. 오후 3시 성현산 정상에 도착한다. 겨울은 5시 30분에 해가 지기 때문에 5시까지 목적지 아등재에 도착해야 한다.  8km 거리를 2시간 반에 가려니 마음이 급하여 구보와 같이 간다. 381.9봉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니 기맥을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독도를 하려니 지도상 현위치를 잡지 못하고 왔던 길도 잃어버리고 사방을 헤메다 어둠에 자리를 내주고 비상탈출을 시도하였다.

 

□ 사진

     한우산 전망대 팔각정(한우정)

    벽계리 방향 산줄기

 

 

   쇠목재

 

 

   

 

 

 

    가례면 방향 산그리메

 

    대의면

 

 

                              상투바위

 

 

   상투바위 전망터

 

   암벽 부처손

   이 기맥능선으로 길이 없다.

   산성산과 벽계리 하산 갈림길

  사랑나무

   벽계리 방향 능선 철조망

   특이한 암벽

   벽계마을

 

   지나온 산성산과 한우산

 

    암봉

   쌍백면 안계리

   한티재

   멧돼지 목욕탕

 

    381.9봉

 

 

    마른진흙(상황)버섯(?)

 

 

 

  연하게 달여서 먹으면 항암효과 90%라고 한다나요.

 

□ 교훈

   낮선 사람과 말을 썩는 것은 새로운 인연의 탄생이다. 말을 썩다보면 정이 생겨 나고 인연이 맺어진다. '선한사마리아법' 같은 것이 생긴다. 주인장과 말을 몇마디 썩었는데 걱정하여 주는 배려심이 고맙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선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인연 생긴 것이다.

언젠가 한 번 찾아 뵙고 쌀밥과 김장김치에 돼지수육으로 막걸리 한 잔 올리며 소박한 정이라도 나누어야 할 것 같다.